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채상병 수사외압 서막은 '尹격노'…특검 수사로 드러난 전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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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·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외압의 정점으로 지목해 재판에 넘기면서 142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.

이 사건은 순직해병 특검팀 출범의 계기가 된 외압이 어떤 경로와 방식으로 행사됐는지 규명하는 게 핵심 과제였다.


수사 외압의 출발점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의 윤 전 대통령 격노였다.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으로부터 '사단장부터 현장 통제 간부까지 총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피혐의자로 경찰에 이첩할 예정'이라는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은 직후였다.

윤 전 대통령은 "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"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. 세간에 알려진 이른바 'VIP 격노'다.

이후 윤 전 대통령은 집무실에 있던 '02-800-7070' 내선전화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"군에서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말단 하급자부터 고위 지휘관까지 줄줄이 엮어서 처벌하면 어떻게 되느냐, 내가 누차 여러 번 얘기하지 않았느냐"고 질책했다.

호통을 들은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통화를 끊은 지 14초 만에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의 언론 브리핑 및 국회 설명 취소,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 등을 지시했다. 이 전 장관은 그로부터 1분 43초 후 다시 김 전 사령관에게 애초 분리파견 조치된 임 전 사단장의 정상 근무를 지시했다.

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를 결재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 '질책 전화' 한 통으로 입장을 뒤바꾼 것이다. 이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임 전 사단장의 분리파견 전자문서가 결재된 지 1시간 40분 만에 취소 공문이 기안됐다.

동시에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수정하려는 시도도 시작됐다.

이 전 장관은 당일 오후 1시 30분께 장관 주재 긴급현안회의를 열어 수사 결과 변경을 지시했다.

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은 이튿날인 8월 1일 김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"지휘 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달라"고 노골적으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달라고 압박했다.

당일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도 박 대령에게 전화해 "혐의자, 혐의 내용, 죄명을 다 빼라.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라"고 했다. 이에 박 대령이 "말조심하라. 수사 외압으로 느낀다"며 완강하게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.

그러자 박 대령은 8월 2일 법령에 따라 수사 기록의 경찰 이첩을 강행하려했다. 이 소식은 삽시간에 대통령실까지 퍼져나갔고, 회수 협조 요청도 일사천리에 경북경찰청까지 전달됐다.

김 전 사령관→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→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순으로 이첩 사실이 보고됐고, 이후 조 전 실장→이시원 전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→경찰청 국가수사본부(국수본)→경북청 등을 거쳐 회수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이 전달됐다. 이 과정은 모두 1시간 30분 만에 이뤄졌다.

박 대령의 이첩 시도가 무산됨과 동시에 그에 대한 보복성 수사도 시작됐다.

당일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은 차관회의 도중 윤 전 대통령에게서 "채해병 사망 사건 이첩에 관한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보고하라"는 지시를 받았고 곧바로 유 전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전 검찰단장에게 기록 회수와 박 대령에 대한 선(先)보직해임, 항명수사를 지시했다.

해당 지시가 있은 지 불과 40여분 만에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에서 보직 해임됐고 그로부터 2시간 뒤 김 전 단장은 박 대령에 대한 본격적인 항명 수사를 개시했다.

검찰단은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박 대령에 대해 두 차례 체포영장,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.

특검팀은 김 전 단장이 박 대령에게 항명 또는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신병 확보를 시도했다고 봤다. 특검팀은 이러한 판단에 기반해 9월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(영장실질심사) 후 영장이 기각되기까지 박 대령을 약 6시간 46분간 구금한 것에 직권남용감금 혐의가 있다고 보고 김 전 단장의 공소장에 포함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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